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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입문기 덧글 0 | 조회 3,388 | 2012-06-04 00:00:00
이종희 (이종희)  



스마트폰 입문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지식의 폭발시대를 선도하는 게 컴퓨터기술의 발달인 듯하다. 스마트폰이 출시되어 길거리에서나 버스 안에서나 시간만 있으면 젊은이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어 사고의 위험이 높은 실정이다. 나도 4G 휴대폰인 스마트폰에 입문하여 세대의 벽을 넘어보려고 한다.


연락처를 알리는 역할을 했던 삐삐를 사용했던 이들을 보면서 부러워했던 때가 엊그제였다. 그러던 것이 80년대 말, 1G(10Kbps 정도) 휴대폰인 냉장고형이 출현되면서 잘나가던 사장님들의 전유물이 되었고, 그들의 어깨를 더욱 으쓱거리게 해줬다. 아날로그 방식이어서 덩치가 컸지만, 바쁜 일정을 보내는 사람들에겐 수시로 상대방과 송수신이 가능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90년대 초 전주ㅎ초등학교 6학년을 담임할 때 서울 모토로라 본사에 근무하는 학부모 한 분이 필요하시면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했었다. 하지만 바쁜 사용처도 없을 뿐더러 고액의 구입비용과 관리비 부담 때문에 그만두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지나 아들이 휴대폰을 사줘서 이용자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들 이름으로 샀기 때문에 이용요금도 얼마가 나오는지 모른 채 말이다. 냉장고형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2G(통신 속도 14Kbps에서 최대 64Kbps.) 소형이었다.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이동통신방식(GSM)으로 발전된 기기였다. 음성밖에 처리가 되지 않았던 1G 휴대폰에서 데이터 전송, SMS, 인터넷 접속을 통한 데이터 서비스까지 지원이 가능한 2G 기기였다. 아들 덕분에 아무데서나 필요하면 통화할 수 있어서 매우 편리했다. 무뚝뚝한 아들은, 휴대폰이 없는 아비가 안타까워, 사준 모양이었다.


그로부터 2,3년 뒤 내 생일 기념이라고 제 형제들과 수군대더니 휴대폰을 교체하자며 아들이 나가자고 앞장서는 것이었다. 휴대폰 가게로 들어간 아들은 당시의 최신형인 50만 원대의 휴대폰을 선뜻 내 손에 쥐어주며 잘 활용하시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이젠 내가 보호받을 나이가 되었나?’ 생각하며 받았지만 미안했다. 고맙다고는 했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면 뛰고 싶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또 2,3년 썼는데 큰사위가 지금의 휴대폰으로 바꿔주어 불편 없이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4G급으로 교체한 것이다. 1G, 2G, 3G 뒤에 붙는 G란 Generation Telecommunication의 약자로 제 xx세대 이동통신을 뜻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광주에서 큰사위가 보내준 휴대폰을 받고, 우선 사용했던 기기에서 새 기기로 전화번호를 블루투스 서비스를 통해 이동시키는 작업을 했다. 사위가 자세하게 메모해 준 쪽지를 보고 실행했더니 잘 되었다. 다음은 사진자료를 이동시켜야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밭에 갔다가 와서 저녁에 할 요량으로 작업을 마쳤다. 밭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고 휴대폰을 드니 아내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작업복 속에 들어 있던 전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 세탁기를 돌렸다는 것이었다. 아내나 나나 요즘 건망증이 잦아 실수를 연발한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어쩌랴. 나는 괜찮다며 전화번호는 이동했다고 하니 미안한 감이 누그러지는 모양이었다. 목욕을 한 휴대폰을 드라이로 말리며 물기를 없애려 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사진 이동작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화면의 애플리케이션을 터치하면 20여 개의 서비스 프로그램들이 모여 있다. 제일 먼저 인터넷에서 낱말을 검색해 봤다. 즉시 풀이되어 정보를 알려주었다. 밖에서 활동하다가 애매한 단어를 접할 때 얼른 찾을 수 있어 든든하였다. 다음으로는 전화번호부에서 그룹도 만들고,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 잘못 터치하더라도 고장이 나지 않아 좋았다. 이런 문명의 이기利器를 이용할 수 있는 이 세상이 천당이 아닐까 싶다.


오늘 아침에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T-map이라는 프로그램도 열어보았다. 초보생인지라 더듬거려도 하나하나 익히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퇴직하면서 배우는 일이 끝난 줄 알았는데, 매일같이 컴퓨터, 전화기능이 있는 소형컴퓨터인 스마트폰 등 정보기기와 싸우고 있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두뇌활동을 계속해야 한다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가지고 놀 생각이다.


친구 몇 사람에게 바뀐 휴대폰 번호를 문자메시지로 보냈더니 서울에 사는 ㅇ친구에게서 답장이 왔다. 목 디스크에 주의하라고 당부까지 해 주었다.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에도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사람은 ‘스마트폰 노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해럴드 생생 뉴스’가 전해 주었다. 화면을 보려고 머리를 숙인 상태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턱 부분에 중력이 가해져 입 주위가 처져 턱 보형 수술이 느는 추세라고 하니, 지나친 사용은 삼가야지 싶다.


이번 기회에 휴대폰 요금은 아들에게서 벗어났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매월 용돈도 보내주는데 염치없는 일이 아닌가. 그간 가족 간 통화제로 손자와 부담 없이 전화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 준 아들이나 딸들이 고마웠다. 이제 영상통화도 가능하니 귀여운 손자들과 자주 만나야겠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4G(통신 속도 100Mbps~1Gbps) LTE(Long Term Evolution)급을 갖게 되어 나도 한층 젊어진 기분이다. 나도 이제부터 내 나이를 잊고 정보와의 전쟁에 나서볼까?


(201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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