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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만난 사람들 덧글 0 | 조회 3,139 | 2012-06-07 00:00:00
박세정 (박세정)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만난 사람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박세정




“전 우리 어머님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엊그제가 총선이었잖아요? 그래서 아버지를 모시고 투표장에 가려고 하는데......” 2분단 첫 번째 줄에 앉으신 육 선생님께서 칭찬 숙제를 발표하고 계신다. 경찰공무원으로 퇴직하시고, 지금은 이렇게 수필창작반에서 수업에 열중이시다. 가끔씩 들려주시는 그분의 추억담은 내 귀를 쫑긋하게 한다. 우리 반 수강생 중에서 출석률이 제일 높고, 숙제를 가장 성실하게 해 오신 분이 아닐까 싶다. 한 달 전쯤 아버님이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빨리 쾌차하셔서 두루마기 곱게 차려 입으시고 밤꽃 피어나는 남원 고을을 거닐고 계실 풍경을 상상해 본다.



올해 나와 같이 수필 창작반에 처음 들어와서 왠지 더 친근한 김명란 선생님, 비 내리는 모악산 풍경을 읽고 봄꽃들이 지는 마음을 어쩜 그렇게 잘 표현했는지 부러울 뿐이었다. 뜰방에서 도레미를 연습 삼아 쳤다는 지난날의 추억담은 나의 유년시절을 만지작거리게도 했다. 임실군 오수로 출퇴근한다고 하셨는데, 비나 눈이 내릴 때는 운전을 더 조심해서 다니시길 바란다.



낮은 목소리로 칭찬 숙제를 들려주신 정석곤 선생님, 도종환 시인의 강연을 듣고 쓰신 글은 수필쓰기에 대한 좋은 지침이라고 생각했다. 교직에서 정년퇴직하시고 지금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고 계신 선생님, 선생님의 글쓰기가 더 활짝 피어나 즐거운 소식을 들려주시길 바란다.



어머니를 모시고 상해 나들이를 다녀오신 김임경 선생님, 목소리가 어찌 그리 밝고 명랑하신지 그분의 얘길 들으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교수님께 차 한 잔 대접하는 말솜씨에 애교는 또 얼마나 많은지. 수업에 지친 교수님께서도 김 선생님이 건네는 차 한 잔에 금세 얼굴빛이 밝아지신다. 요즘 심어 놓은 깨밭에서 싹이 잘 안 난다고 걱정을 하신다. 비가 좀 많이 와서 그분의 농사짓기에 걱정거리가 없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오실까? 내가 즐겁게 상상하는 주인공은 미적 감각이 뛰어난 박경숙 총무님이다. 4개월간 교재를 보내주시면서 많은 신경을 쓰셨을 텐데 감사할 따름이다. 모임에서 총무의 역할이 중요함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본인이 지목을 받고 나면 부담스러워 회피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 감사하다. 총무님은 뭔가 남다르다고 생각된다. 말씀하시는 내용의 주제나 방향이 보통과는 다르다. 그래서 더 집중하여 듣는다. 박 선생님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정확하게 꼬집어 주신다. 그분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목요일 저녁 수업시간이 참 좋다.



2분단 맨 끝자리에서 우리들을 호위하려는 듯 듬직하게 앉아계신 분이 있다. 최동명 회장님이시다. 시사적인 내용들로 칭찬 숙제를 많이 하시는데,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된다. 한 학기동안 우리 수강생들을 잘 보호해주신 회장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3분단에 항상 함께 자리를 앉으신 황금주 선생님과 임은숙 선생님은 우리 반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주신다. 황 선생님은 말씀을 차분하게 빠뜨림 없이 잘 이어가신다. 신앙생활을 성심으로 하시는 것이 그분의 인상에서 느껴진다. 내 글에 잘 못 쓰인 문장부호에 대해 올바른 지적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문장부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게 되기도 했다.



임 선생님께서 말씀하실 때마다 목소리가 성우 송도영 님을 너무 닮았다고 속으로 생각한다. 말씀이 달변이시고, 거침이 없으시다. 모자를 자주 쓰고 나오시는데, 예민한 내 눈은 모자 속에서 짧아진 머리카락을 관찰했다. 선생님께 머리 다듬으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무척 반가워하셨다. 어떻게 그걸 알았냐고 하시면서 내 등을 두드려 주시는데 옆집 아주머니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1분단 내 뒤에서 가끔 모습을 보여주신 김길남 선생님, 글 쓰시는 솜씨가 역시 프로이시다. 지난주에 발표하신 그간의 살아온 인생이야기는 아버지 같은 느낌으로 내게 전해졌다. 가난 때문에 힘들었지만, 잘 견뎌내신 선생님의 강한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노년의 허허로움을 다채로운 빛깔로 장식해 가고 계신 선생님의 멋스러움을 나도 닮고 싶다. 선생님, 앞으로도 더 멋지게 파이팅 하시길 빈다.



침착하게, 설득력 있게 이야길 하셔서 고객컨설팅을 잘 하시겠다고 생각한 분은 박전숙 선생님이시다. 봄날 엄마와 함께 한 내 글에 대해 선생님의 어머님이 생각났다고 약간 울먹인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딸의 입장에서 엄마는 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기본 축이 됨을 공감했다. 고향이 구례라고 하신 박 선생님은 꼭 우리 큰 이모 같다.



마지막으로 우리 반을 그 동안 잘 가르쳐주신 김학 교수님, 나이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놀라움은 내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만약 저 나이 때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 스스로 묻기도 했다. 그런데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열정적으로 열심히 생활하신 모습 자체가 하나의 가르침으로 다가온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여 보낼 때마다 수정을 해서 다시 보내 주시곤 한다. 진심으로 감사의 큰 절을 올린다. 보내 주신 시각이 새벽일 때는 더 송구해진다. ‘교수님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금처럼 저희들 곁에 계시면 좋겠네요!’



지난 4개월간 참 행복했다. 목요일 야간수업을 기다리는 설렘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게 기다림의 행복을 안겨준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수업은 수업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겐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어디서든지 반갑게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제라도 좋은 글로 등단하고 수필집을 내셨다는 소식을 꼭 들려주시길 바란다.


(2012. 6. 7. 1학기 수업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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